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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잠 - 베르나르 베르베르 (Bernard Weber) (2017) - 역설수면과 나 자신

올해 중순 정도에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잠이 출간되었다는 소식을 듣게 되었습니다.

대학교 때 "나무"를 읽고 감탄하면서 영화를 본듯 재밌게 읽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이번 신간 '잠'도 영화를 보는 느낌으로 책이 읽혀져서 감정전달과 상상이 잘 된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의학적인 단어 등 이해가 어려운 어휘가 나오는 경우 독자들을 위해 쉽게 풀어서 전달 해주는 느낌을 많이 받아 섬세한 배려심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럼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잠"을 리뷰하겠습니다.


저는 이 책에서 2가지 부분에서 가장 감동이 왔습니다.

첫번째로는, 자크 클라인과 아들 이카르 클라인과의 대화에서 꼽았습니다.

자크는 6단계 수면에 대한 비밀을 풀려고 시도를 합니다. 그리고 아들 이카르는 아버지의 도전을 많이 걱정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런데 아빠, 이 약이 쥐한테 일으킨 반응을 보면.... 죽지는 않아도 아빠가 돌이킬 수 없이....... 이상하게 변할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어요."

"위험을 감수하지 않고 큰 성공을 거둘 순 없어. 지금 시도하지 않으면 아빠는 평생 자책하면서 살게 될 거야."

"그런 자신감은 어디서 생긴 거예요?"

"삶이 주어진 궤도를 따라가면 난 20년 뒤에 살아 있게 돼 있어요."

자크가 천천히 얼굴을 매만지면서 대답한다.

"20년 뒤에 중요한 약속이 있거든요."

"누구랑요?"

그는 말없이 속으로 생각한다.


나 자신


역시 멋진 부분입니다.

여기서, 굵은 글씨로 중요 단어들을 표시해 보았습니다.

1. 위험을 감수, 2. 지금, 3. 삶이 주어진 궤도 (=클라인 병), 4. 약속, 5나 자신 (물론 JK 68과의 약속)


그리고 두번째 부분입니다.

자크 클라인이 독백하는 부분입니다.


"오늘, 바로 눈앞에서 내 무의식이 <미래의 나>를 폐기 처분 했다."

"나의 가장 무서운 적은 바로 나 자신이다."

"특이한 부모를 원망하지 말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자

주어진 신체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자.

삶의 시련들을 받아들이자.

심지어는 윌프리드 (어렸을 때 괴롭혔던 아이), 키암방 (말레이시아 섬에서의 악덕 업주), 제약 회사 (자크를 고소를 했던 회사) 들도 내가 어떤 사람인지 깨닫게 해주지 않았나.

부당함과 배신을 받아들이자. 그것들 역시 지금의 나를 만들었으니까.

나의 성공이 곧 최고의 복수이므로 더이상 복수를 꿈꿀 필요가 없다

나는 성공할 수 있다. 멋지고 개성있고 용기 있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지금 내가 이룬 일은 나 이전에는 아무도 이룬 사람이 없다. 어머니는 실패한 것을 나는 성공했다, 나는 최고다. 더군다나 또 한 명의 멋진 사람, 즉 미래의 나 지신으로 부터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방법을 조만간 발명할 것이다."


이 부분을 읽으며 소름이 돋았습니다.

저도 과거에 사로잡혀 현재를 바라보지 못한 경우가 많았습니다. 

이 역경을 이겨내기란 정말 힘든 것 같습니다.

여기서 자크도 분명 받아 들이기 힘들었지만 (의심과 불신), 그는 "받아 들였습니다."

스스로가 자책하고 주변시선에도 피하지 않고 그대로 받아 들이며 역경과 고난을 이겨낸 진정한 승리자 입니다.

그리고 주인공은 자기 자신을 뛰어 넘습니다.


  이 두가지를 읽으면서 우리가 고난을 겪을 때는 무의식 속에 지내며 <미래의 나>의 모습을 폐기 처분하고, 자신과의 약속을 이루기 위해 도전을 하는 모습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특히, 요즘에는 정보가 너무나도 많습니다. 그것도 즉흥적으로 무분별하게 정확하지도 않는 정보를 접하면서 지냅니다. 미래에 대한 걱정에 해답도 없는 답을 찾으려고 노력을 하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미래에 대한 불신이 쌓여가면서, 스스로 했던 약속을 저버리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물론, 저도 2017년 한해를 되돌아 보면 처음에 계획했던 것보다 이루지 못한 것들이 많이 있는것 같습니다 ㅠㅠ 

  하지만, 베르나르 베르베르는 무의식을 통해서 (역설수면) 주변 시선에 굴하지 않고 부당함과 배신에 굴하지 않고 시련을 극복해 나가는 방법을 적었습니다. 이 방법은 스스로에게 어렵고 힘들고 고난이 있지만, 결국에는 자신만의 궤도에 따라 자신이 원하는 모습으로 된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는 듯(?) 합니다.


  이번 책은 역시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세계관이 뚜렸한 작품입니다. (작가가 누구인지 모르고 읽어도 누가 썼는지 쉽게 알수 있을 정도로...) 저는 이 책을 읽고 뇌 (2006) 를 읽었는데, 거기서 역설수면에 대한 간단한 언급을 했습니다. 그리고 비슷한 내용 전개와 책이 2권의 양장본으로 구성되어 있다는 점도 공통점에 있습니다. 처음에는 새로운 소재가 아니라 기존에 있던 세계관과 굉장히 비슷한 점을 보고 약간? 실망을 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영화를 본듯한 사건 전개와 눈에 보이지 않는 "흥미로운" 소재로 책을 재밌게 읽을 수 있었고, 소중한 깨달음도 얻을 수 있었습니다. 

  놀란점은 이미 역설수면이 과학적으로 증명이 되었다는 점입니다. 물론 <수면 6단계>는 소설속의 이야기일 지라도, 역설수면과 무의식 그리고 이어꾸기는 현재 과학적으로 증명이 되어있고 연구중인 단계라고 합니다. 


2017년도 마무리 되어갑니다.

2018년도는 자신과의 약속을 지켜나가며 걸어 나갑시다.